아이폰의 짝퉁? '대륙의 실수' 中 샤오미 성공 이유 있다

[DBR] 높은 가성비로 '대륙의 실수'라 불리는 샤오미. 샤오미는 중국 시장에서 혜성처럼 등장해 2014, 2015년 삼성을 제치고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주목받았습니다. 이후 화웨이, 오포 등에 밀려 기세가 한풀 꺾인 듯 했으나 최근 점유율이 반등하며 재도약을 꿈꾸고 있는데요. 올해(2017년) 2분기 애플을 제치고 착용형(웨어러블) 기기 점유율 1위를 차지했으며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점유율 5위로 1년만에 다시 상위 5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아이폰 짝퉁'이라는 오명과 여러 비판에도 불구하고 중국 및 글로벌 시장에서 뛰어난 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샤오미의 성공 비결,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162호와 함께 만나보시죠.

 

거대한 생명을 잉태한 작은 좁쌀 샤오미

사명인 샤오미(小米)는 '좁쌀'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 출처 샤오미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Mi

샤오미(小米)는 작은 좁쌀이란 뜻인데 ‘작은 좁쌀이 산보다 거대하다’는 불교의 교리에서 유래했다. 4년 전 8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샤오미가 이제는 그 작은 좁쌀 속에 거대한 생명력을 잉태하고 열매를 맺어가고 있다.
 
샤오미는 2010년 6월, 8명의 공동창업자들에 의해 창립됐다. 그리고 창립 4년 만에 중국 1위, 세계 5위권의 스마트기기 제조사로 기적적인 성장을 한다. 비결은 무엇일까? 

 

샤오미의 스마트폰은 저렴한 가격에 비해 뛰어난 성능과 디자인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 출처 샤오미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Mi

많은 분석가들은 샤오미의 성공을 두고 ‘중국 시장에서 저가 전략이 먹혔다’고 설명한다. 쉽게 말해 ‘가격이 무지막지하게 싸서’ 잘 팔렸다는 얘기다. 실제 샤오미폰 한 대가 우리 돈으로 30만 원대의 가격이니 그런 분석이 나오는 게 이상할 것도 없다. 

그런데 사실, 중국에는 ‘산자이(山寨)’라고 불리는 값싼 짝퉁 제품들이 널렸다. 필자가 분석하는 샤오미의 성공비결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오히려 놀랍게도 ‘소프트웨어 역량’이 가장 큰 비결로 보인다. 여기에 ‘헝거마케팅’이라는 뛰어난 마케팅 전략이 더해졌고 유통망의 혁명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 그리고 미국에서 공부한 다양한 엘리트들이 모여 실리콘밸리형 ‘혼합 문화’를 창조한 것도 샤오미의 독특한 DNA를 만들어냈다. 이 역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성공요인 1. 소프트웨어 역량

샤오미는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변형한 미유아이(MIUI)를 개발했으며 끊임없이 업데이트 해 새로운 버전을 출시하고 있다 / 출처 샤오미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Mi

아직도 샤오미를 ‘초저가 짝퉁 애플폰’을 만드는 회사로 생각하고 있다면 착각이다. 샤오미가 창립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스마트폰을 출시한 것이 아니라 안드로이드 기반의 변형 OS인 MIUI를 출시한 것이다. 샤오미는 사용자의 요구사항을 반영해서 수시 업그레이드를 실시했다. 그것도 매주 금요일마다 OS 업그레이드를 실시했다. 

이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안드로이드 기반 변형 OS는 대부분 오리지널 안드로이드 OS보다 느리고 오류가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그래서 성공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샤오미는 신속한 오류 수정과 무한 업그레이드로 이러한 단점을 짧은 시간 안에 극복해 나갔다.

게다가 샤오미는 OS 역량을 아낌없이 소비자들에게 퍼줬다. 기존 휴대전화 업체들의 경우 옛 모델에 대해 최신 OS업그레이드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기 어려웠다. 하드웨어적 한계로 인해 업그레이드된 OS가 잘 작동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샤오미는 철저하게 사용자 편의에 집착하고 소비자의 의견을 실시간으로 반영해서 자신들의 OS를 지속적으로 개선한다. 이게 샤오미의 가장 큰 파괴력이다. 소프트웨어 개발 후 4년이 지난 지금 MIUI는 샤오미폰이 없는 유저들도 기본 안드로이드 OS보다 선호할 만큼 가장 편리하고 심플한 운영체제로 진화했다. 

좌측은 샤오미폰, 우측은 아이폰 첫 화면 / 출처 샤오미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Mi, Apple 공식 사이트

일반적으로 안드로이드폰 제조사들은 구글이 고정값(Default)으로 제공하는 번들 앱들을 생각 없이 받아들이고, 유저들은 사용하지도 않고 방치해 결국 쓸모없이 용량만 차지하는 애물단지로 전락시킨다. 샤오미는 이 틈새를 파고들었다. 쓸모없는 안드로이드 번들을 없애버리고 애플처럼 깔끔한 레이아웃의 OS를 만들었다. 위 사진을 보면 우측에 있는 아이폰의 깔끔한 첫 화면과 좌측의 샤오미폰의 첫 화면이 크게 달라 보이지 않는다.
 

흥미로운 점은 샤오미가 비즈니스 모델도 애플을 따라 한다는 것이다. 애플과 마찬가지로 제품의 제조는 모두 외주(대만 팍스콘(Foxconn), 인벤텍(Inventec))를 주고 있고 창업자 레이쥔(雷軍)의 신제품 출시 발표 스타일이나 제스처도 애플의 스티브 잡스를 연상케 한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이 ‘최고가+고품질’을 추구하는 것과 달리 샤오미는 일단 ‘초저가+적당한 품질’을 추구한다. 또 애플은 고가의 스마트폰으로 수익을 내는 하드웨어 판매 회사지만 샤오미는 OS와 소프트웨어를 보급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하는 소프트웨어 회사라는 점에서 애플과 차이가 난다고 주장한다. 샤오미 회장 레이쥔은 샤오미 스마트폰이 아마존의 킨들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고 외치고 다닌다. 그만큼 자신들의 안드로이드 변형 OS 기술에 자신감이 있다는 뜻이다.

성공요인 2. 헝거마케팅

샤오미폰은 싸다. 그냥 유통망에 내다 팔면 가격 때문에 저가 브랜드로 인식되기가 쉽다. 그래서 샤오미는 소비자를 안달복달하게 만드는 ‘헝거마케팅’으로 초기 인기를 견인했다. 물론 헝거마케팅은 핵심가치인 소프트웨어 MIUI가 있기에 가능했다. 핵심역량 없는 헝거마케팅은 외면당하기 마련이다. 샤오미의 소프트웨어 기술을 사랑하는 충성스런 팬들이 배고파하며 제품 출시를 애타게 기다리기에 가능했다는 말이다. 이른바 샤오미의 팬덤 '미펀(米粉)'들이다.

그 결과 제품을 출시하면 몇 분 만에 완판되는 기염을 토하며 소비자들에게 샤오미란 브랜드를 ‘싸지만 돈 주고도 못 구하는 레어아이템’으로 격상시켰다. 그래서 샤오미의 브랜드 가치는 절대로 저렴하지 않게 된 것이다.
 

2013년 한정 물량으로 출시된 샤오미3와 샤오미TV는 2분도 안 되는 시간에 모두 판매되었다 / 출처 샤오미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Mi

샤오미는 판매 물량을 매번 한정하기 때문에 판매가 완료되면 소비자는 다음번 제품 출시를 기다려야 한다. 소비자 입장에서 짜증나고 불편한 방식이다. 하지만 샤오미의 제품은 소비자들을 안달복달하게 만들고 기다림을 감수하게 할 만큼 성능과 가격 면에서 매력이 있었다. 소비자들이 샤오미의 헝거마케팅에 꼼짝없이 걸려든 이유다. 소비자들은 인내심을 갖고 다음 번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를 기다렸고 매번 출시할 때마다 매진의 연속이었다.

 

일정 기간 동안 한정 수량만 판매한다는 헝거 마케팅을 이용한 샤오미의 광고 / 출처 DBR

<그림 2>는 2012년도 샤오미의 제품 출시 홈페이지 예고 광고다. 2일 동안 딱 15만 대만 판매한다고 대문짝만 하게 광고하면서 소비자들을 서두르게 만들고 소비 충동을 이끌어 낸다. 결국 매번 몇 시간도 채 되지 않아 준비한 제품을 완판하는 기록을 세우고, 또 10만~20만 대씩 띄엄 띄엄 판매하는 걸 반복했다. 그렇게 샤오미는 소비자들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길들였고 고객들의 애간장을 태웠다.
 
헝거마케팅은 중국 이외에도 인도에서는 5초 만에, 싱가포르에서는 2분 만에 물량 완판 기록을 세우면서 고객들을 애타게 만들었다. 현재는 헝거 마케팅 방식으로 판매를 진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허름한 맛집에 줄서서 기다리는 걸 불편해하지 않고, 이런 가게에서 친절한 서비스도 기대하지 않는 사람들의 심리를 기막히게 잘 이용한 마케팅 사례로 여전히 손꼽히고 있다.
 

성공요인 3. 샤오미의 혁신 DNA

샤오미의 창립 구성원 / 출처 샤오미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Mi

삼성만 샤오미의 추격이 무서운 게 아니다. 전통의 중국 강자 레노버, 화웨이에게 샤오미는 가장 무서운 적이다. 레노버는 모토로라, IBM 인수에 거대한 자금을 공격적으로 투자했는데 샤오미는 ‘궁합이 잘 맞는’ 미국 엘리트 교육을 받은 친구들이 모여 4년 만에 가볍게 레노버를 제쳐버렸다.
 
샤오미의 핵심 강점은 구성원들의 혁신 DNA다. 이는 미국 실리콘밸리의 DNA를 기반으로 한다. 샤오미 CEO 레이쥔의 다양한 사업 아이템 중 하나가 샤오미였고, 당시 레이쥔에게 자신감을 심어준 사람은 린빈이었다. 린빈은 1990년대부터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을 쌓았고 샤오미 창업 전까지 구글에서 개발담당 임원을 지낸, 즉 글로벌 역량을 보유한 중국계 기술 인재다. 사실 린빈 입장에서 샤오미 창업은 엄청난 모험이었는데 구글의 중국시장 철수 결정이 모험의 계기가 됐다. 구글은 중국 정부의 심각한 검열에 두 손 들고 서버를 중국 본토에서 홍콩으로 옮겼다.

 

좌측부터 왕시앙 전략협력 담당 수석 부사장, 레이쥔 CEO, 린빈 공동창업자 순 / 출처 샤오미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Mi

역설적으로 오늘의 샤오미는 린빈이라는 사람이 없었으면 불가능했고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바로 구글이었다. 구글이 중국 본토를 포기하지 않았더라면 샤오미의 약진은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 레이쥔과 린빈은 2009년부터 부정기적으로 만나 스마트폰 시장에서의 반란을 꾀했다. 레이쥔이 시중에 출시된 20개 이상의 스마트폰을 넣어 오면 린빈이 이런저런 코멘트를 제시하는 방식으로 논쟁이 오고갔다. 또 모토로라에서 잔뼈가 굵은 광핑조우, 마이크로소프트 출신의 쟝지웡, 구글에 근무했던 펑홍 등 다른 공동창업자도 실리콘밸리의 혁신 DNA를 장착했다.
 
샤오미는 창업 멤버 이외에도 사업 확장을 위해 2명의 부사장을 추가로 영입했다. 왕촨 부사장과 휴고 바라 부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유일한 외국인인 휴고 바라 부사장은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구축한 주역 중 한 명으로 구글 부사장으로 재직한 경험이 있으며 2013년 샤오미에 합류했다. 올해 2월 휴고 바라는 다시 실리콘밸리로 돌아갔지만 구글은 결과적으로 다양한 측면에서 샤오미의 성장에 기여했다.
 
샤오미의 투자자들도 미국계 자본이다. (‘샤오미의 투자자들’ 참조.) 중국에 이식된 실리콘밸리 DNA의 위력이 정말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창업자와 투자자들의 DNA는 샤오미 내에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를 만들어 냈다. 조직은 ‘창업파트너-팀장-팀원’ 등 3단계로 구성됐다. 사무실 배치도 한 층마다 한 명의 창업파트너 사무실이 있고, 해당 층에는 창업파트너의 전공 분야 팀장과 팀원들이 배치돼 있다. 창업파트너는 자신이 맡은 영역에서 소(小)사장처럼 일한다.

 

샤오미의 미래

샤오미는 미밴드2와 VR 등 스마트폰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제품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 출처 샤오미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Mi

샤오미는 초저가라서 두려운 존재가 아니다. 자신만의 OS를 보유하는 데 성공한데다 하드웨어도 성능도 만만치 않다. 미국적 DNA를 보유했기 때문에 혁신의 잠재력도 높다. 현재 샤오미는 스마트폰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제품들을 시장에 내놓고 있다. 특히 미밴드 2(손목에 차는 웨어러블 기기이자 이용자의 심박 수, 걸음 수, 이동거리 등을 측정해 주는 샤오미의 스마트 밴드)의 흥행과 인도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재도약중이다. 또한 시장 경쟁의 심화로 온라인 판매에만 집중하던 이전과 달리 오프라인 매장을 확대하며 채널을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끊임없이 혁신하는 전자 공룡들 사이에서 위기를 겪었던 만큼 샤오미가 차별화된 경쟁력으로 글로벌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출처 프리미엄 경영 매거진 DBR 162호, 비즈니스인사이트 블로그
필자 정주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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